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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의 행사 결과가 왜곡 없이 의회에서 대표되어야 하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요,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 공수처를 지지하는 여론은 80%가 넘는다. 이게 민심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시민의 입법요구를 무시한다면 그는 누구를 대표하는 것인가. 진정 시민의 뜻을 받들고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라면,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민의에 입각한 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정당이 어디인지,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해)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대미 강경 노선을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여지도 남겼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 대신 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길’을 제시했는데 긍정적, 부정적 신호가 뒤섞여 있다.


새해 현실이 무겁지만 기대와 희망마저 버려선 안된다. 마침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이다. 총선은 모든 불공정과 불평등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실 사회를 뒤덮은 불공정은 잘못된 정치의 책임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결단해야 한다. 시민 의식도 중요하다. 각자가 공정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그것을 요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불공정한 일이다. 2020년을 특별한 해로 만들어보자. 특별한 해는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게 아니라 각성한 시민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3년 전 촛불시민이 그렇게 했다.


당장 ‘경영상 사유’가 확장된 특별연장근로는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자 동의를 받도록 했지만, 노조조직률이 100~299인 기업은 14.9%, 소기업은 3.5%에 그쳐 유명무실하다. ‘늘어난 업무량’이나 ‘단기간 초래될 지장·손해’를 기업주가 편의적으로 적용할 위험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2015~2017년 매년 4~15건에 그쳤던 특별연장근로 인가는 대기업 주 52시간제가 시작된 지난해 204건으로 급증하고, 올핸 10월까지 787건이 승인됐다. 두 달간 주 82시간까지 연장노동을 시킨 기업도 있었다. 새로 바뀌는 시행규칙은 대기업에도 적용된다. 감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임시방편적 행정조치로 시작한 주 52시간제 보완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북한이 외교 진용을 대폭 교체해 대미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것이 곧 대미 강경 대응과 모험적 행동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이라는 원칙을 흔들어서는 안된다. 더불어 대남 업무를 담당해온 리선권의 기용이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북한 외교라인 교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


3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362명으로 집계돼 2003년 사스 때의 사망자 수(349명)를 넘어섰다. 확진자는 2만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중국 내 사망자가 하루 50명, 확진자가 2000명꼴로 늘면서 전파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10~14일에 신종 코로나 확산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종료 시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4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17일 시작됐지만, 정작 선거제도는 확정되지 못하고 표류 상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막판 제 잇속 챙기기에 침몰해 선거법 단일안 도출에 실패한 탓이다.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한 선거법 줄다리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연내 처리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협상과 대화 테이블은 팽개친 채 연일 국회 본청 앞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실랑이 끝에 ‘3+1’(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어렵게 마련한 연동형 비례제의 상한을 한시적으로 설정하는 대신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석패율제에 대해 ‘당대표 구제용’이라는 민주당과 수도권에서 군소 정당 후보들이 완주해 선거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한 정략적 반대라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비상한 상황인 만큼 정 지명자 어깨엔 막중한 소임이 부여돼 있다. 무엇보다 ‘조국사태’ 이후 느슨해진 공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공직기강을 다잡는 게 시급하다. 관료들이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시기적으로 연말연초는 한 해를 결산하고 신년 주요 사업을 계획해야 하는 중요한 때다. 이런 마당에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곳곳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줄줄이 퇴진하고 있어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잡아줘야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후속 개각에서 과감하고 획기적인 탕평·화합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리가 제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합리적인 보수당 또는 중간지대를 대변하는 정당에 대한 기대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야권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시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4·15 총선을 100일 앞두고 세를 불려 선거에서 재미를 보겠다는 공학적 계산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 이들 세력이 정치 개혁을 열망하는 시민의 요구에 부응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자 한다면 좀 더 결연한 의지로 비전을 만들고 개혁적인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29일까지다. 반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 한국당 의원들이 뽑은 마지막 선출직이란 상징성이 있다. 국회부의장 출신 5선 의원으로서 황 대표를 견제할 적임자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황 대표는 그간 국회를 팽개치고 장외집회, 삭발, 단식 등 출구 없는 대여 강경투쟁으로 일관해왔다. 한국당은 오는 14일 광화문광장에서 또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부의 실정과 부당함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건 야당의 책무다. 그러나 선명성을 유지하려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한다면 수권정당의 꿈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야당, 합리적 대안을 갖춘 야당을 원한다. 심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ICBM 개발 중심지인 ‘동창리 발사장’을 말한다. 북한이 북·미 1차 정상회담 후 해체하고 있다고 밝힌 데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영구 폐쇄를 약속한 곳이다. 북한이 이런 장소를 복원한 데 이어 장거리발사체까지 쏘아올리면 중대한 도발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실험 중지와 더불어 장거리미사일 시험 중단을 북·미 대화의 성과로 홍보해온 것도 무색해진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위성 발사라고 주장해도 마찬가지다. 위성발사체(SLV)와 ICBM은 핵심 기술이 같다. 북한이 장거리발사체를 발사하는 순간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되면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담화에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과 대통령 선거, 이란 문제 등으로 북핵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과의 협상에 섣불리 나설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협상의 전제조건을 높인 것이나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한 데서도 이런 고민이 엿보인다. 북한의 현 정세에 대한 판단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의당 작동되어야 할 정부 내 조정 기능이 마비돼 있다는 점이다. 통상 검경 간 이견이 맞설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정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러나 현재 민정수석실은 여러 사건들로 불난 집 신세인 데다 개입할 처지도 아니다. 딱한 노릇이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상호 협조가 필요한 국가수사기관이 다투며 공권력을 낭비하고 있다.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지 않다는 한 사례다. 비슷한 일이 다른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는 이날 검증토토 인사청문회에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완료해 개혁 법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대미를 장식할 그의 책무가 막중하다. 법안 통과는 검찰개혁의 종착점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라는 자세로 만반의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도 시민과 똑같이 죄를 지으면 처벌받는 ‘공정수사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세월호 폄훼 인사가 결국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위원에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진상규명을 방해한 의혹으로 특조위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세월호 참사를 조사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가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어 현재 정세를 평가하고 교민안전과 원유수급 대책 등을 논의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사태의 파장이 한반도 정세에까지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교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를 놓고 고민이 클 것이다.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은 한·미동맹과 북핵 공조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서 미국 편을 드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파병이 2004년 이라크 파병 못지않은 후유증을 불러올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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